어린 아이들은 감정 조절 능력이 아직 미숙합니다. 화가 나면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던지고, 슬픔에 빠지면 오랫동안 울음을 그치지 않기도 합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사소해 보이는 일에도 아이는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큰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의 감정을 어떻게 이해하고 건강하게 표현하도록 도울 수 있을까요?
아이의 감정을 먼저 인정해주세요
아이의 감정 조절을 돕는 첫 번째 단계는 그 감정을 인정해주는 것입니다. "화가 많이 났구나" 또는 "정말 속상했나 보네"와 같은 말로 아이의 감정을 확인해주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도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아동심리학자 존 가트맨(John Gottman) 박사는 "감정 코칭(Emotion Coaching)"이라는 개념을 통해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거나 거부하는 대신 인정하고 공감하는 것이 정서 지능 발달에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가트맨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감정을 인정받은 아이들은 자기 조절 능력이 더 발달하고 또래 관계에서도 더 성공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감정 표현의 대화를 시작하세요
감정을 인정한 후에는 "왜 그렇게 화가 났는지 이야기해 줄래요?"라고 물어보며 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도록 격려하는 과정에서 아이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언어발달전문가 캐서린 넬슨(Catherine Nelson) 교수는 "아이들이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표현하는 연습을 할수록 감정 조절 능력이 향상된다"고 설명합니다. 어휘력이 부족한 어린 아이라도 감정에 관해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 자체가 중요한 발달 과정입니다.
건강한 감정 표현 방법을 가르쳐주세요
아이에게 감정은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그 표현 방법은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화가 날 때는:
- 손을 꼭 쥐고 "화가 났어요!"라고 말하기
- 방 안의 쿠션을 힘껏 안기
- 깊게 숨을 세 번 들이마시고 내쉬기
이런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주면 아이는 해롭지 않은 방법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아동발달심리학자 다니엘 시겔(Daniel Siegel) 박사는 이를 "이름 붙이기로 길들이기(Name it to tame it)"라고 표현합니다.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적절한 방법으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면 뇌의 감정 조절 회로가 강화된다는 것입니다.
감정과 행동의 분리를 가르치세요
"화가 나는 건 괜찮아요. 하지만 물건을 던지면 위험하고 다른 사람도 놀랄 수 있어요. 대신 쿠션을 꽉 안아보세요."
이런 식으로 감정 자체는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행동은 조절이 가능하다는 개념을 가르쳐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정심리학자 리사 펠드만 바렛(Lisa Feldman Barrett)은 "감정을 느끼는 것과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은 별개의 과정"이라고 설명합니다. 이 구분을 어릴 때부터 배운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더욱 균형 잡힌 정서 발달을 보입니다.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여주세요
아이들은 부모의 감정 표현 방식을 관찰하고 모방합니다.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교육 방법입니다.
"저도 지금 화가 나지만, 잠시 심호흡을 하고 이야기할게요"와 같이 부모 자신의 감정 조절 과정을 소리 내어 말해주면 아이에게 좋은 본보기가 됩니다.
심리학자 로스 그린(Ross Greene) 박사는 "아이들은 할 수 있을 때 잘하려고 한다"는 철학을 강조합니다. 감정 조절을 못하는 것은 의도적인 나쁜 행동이 아니라 아직 발달 중인 기술이 부족한 것임을 이해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도와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마치며
성급하게 "그만 울어!"라고 말하는 대신, 아이의 감정을 인정하고 건강한 표현 방법을 알려주는 공감 기반 접근법은 아이의 정서 지능과 자기 조절 능력 발달에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법을 배우며, 결국 더 건강한 대인관계와 정신 건강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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