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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페르디와 애벌레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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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읽어주세요^^

 '페르디와 애벌레(줄리아 롤린슨 글, 티파니 비키 그림, 이은주 옮김, 느림보 펴냄)는 점점 작아지는 이파리에 관심을 갖던 페르디가 이파리 뒤에 있던 애벌레를 만나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따뜻한 수채화 그림과 함께 그려낸 책이다. 페르디와 애벌레가 마주 보며 웃고 있는 표지는 내용이 따뜻할 것임을 알게 해 준다. 면지에 그려진 구멍 난 이파리는 애벌레가 사각사각 먹는 모습을 상상하게 해 주고, 뒷면에 숨어 있는 애벌레를 발견하는 순간 미소를 짓게 한다. 페르디가 애벌레를 만나 겪게 되는 감정의 변화가 눈길을 끌었고,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나타낸 표현들이 주목할 만했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을 만큼 작아진 이파리 한 개에 관심을 가진 페르디는 그 뒤에 있던 애벌레와 첫 만남을 가진다. 이파리가 왜 작아졌는지 궁금했고 그저 애벌레가 궁금했던 페르디는 애벌레가 좋아할 만한 것들을 찾기 시작한다. 자신들이 좋아하면 애벌레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한 친구들은 다람쥐는 달리기를, 쥐는 돛단배 만들기를, 토끼는 숨바꼭질을 함께 하길 제안한다. 그 모든 것들에 큰 반응이 없는 애벌레를 보며 페르디는 그제야 애벌레가 진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하기 시작한다.

 

 페르디는 노를 저으며, 구름을 보며, 꽃향기를 맡으며, 애벌레가 좋아하는 '사각사각 먹는 것'을 할 수 있게 기다려 준다. 시각사각 소리가 멈춘 어느 날, 페르디는 애벌레를 걱정하기 시작한다. 초록색 방울이 된 애벌레를 걱정하며 기다린 페르디는 예쁜 나비가 된 애벌레와 황금빛 숲 속으로 달려간다.

 

 페르디가 애벌레와 함께 하며 겪게 되는 감정의 변화들이 부모가 자녀에게 갖게 되는 감정의 변화와 비슷하다. 애벌레를 만난 초반에는 애벌레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 채 애벌레를 대했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애벌레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 보고 기다려 주는 모습을 보인다. 이것저것 해 주고 싶지만, 결국에는 지켜봐 주고 기다려주고, 이뤄낸 것을 함께 기뻐해 주는 모습에서 유사함이 느껴진다.

 

 아침을 '해가 얼굴을 내밀자'로, 늦은 밤을 '어두운 숲에서 박쥐가 날아다닐 때까지', '캄캄한 하늘에 별들이 깜박깜박 졸 때까지'로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의 흐름을 볼 수 있게 표현했다. 배경은 흐리게 인물은 진하게 그려서 인물들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림책 한 면을 꽉 채울 만큼 그려진 나비는 애벌레가 성장했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해 준다. 

 

 앞장의 면지와 뒷장의 면지가 이어지게끔 그려놓은 그림의 재미와 수채 물감의 따뜻함, 시간의 흐름에 대한 표현의 기발함 등을 느끼며 아이들과 함께 읽기 좋은 책이다. 페르디가 애벌레에게 관심을 갖고, 기다리고 걱정하며 함께 기뻐하는 모습은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 빗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페리디의 엄마가 페르디의 물음에 대해 답을 바로 알려 주지 않고, 스스로 알 수 있게 기다려 주는 모습 또한 생각해 볼 만하다. 어린 독자들에게는 이야기의 재미와 그림의 따뜻함, 표현의 기발함을 어른 독자들에게는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과 이야기의 여운을 주는 좋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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